강은 살아있는가를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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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 살아있는가를 묻다

[자연을 다시 쓰다: 강은 살아있을까? – 시인이 전하는 생명의 언어와 행동의 시작]

자연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 지금 이대로 괜찮을까요?

영국의 자연 시인이자 작가인 로버트 맥팔레인(Robert Macfarlane)의 신간 『Is a River Alive?』(「강은 살아 있는가?」)는 이 단순한 질문을 던지며 우리를 깊은 성찰의 여정으로 이끕니다. 이 책은 자연 보호 활동과 법, 문학, 그리고 철학의 경계를 넘나드는 350페이지짜리 생태적 선언이자 상상력의 소환장이기도 하죠.

책을 읽는 독자에게 제공되는 가치는 단순 명료합니다.
우리가 잊고 있던 자연과의 관계, 특히 ‘강’이라는 존재에 대해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그것을 문화·법·일상 속에서 어떻게 회복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게 만듭니다. 생명과 죽음, 권리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실질적인 행동의 발걸음을 제안하죠.

하지만, 과연 강은 살아있을까요? 아니면 단지 '물과 중력의 결과물’일 뿐일까요?


✅ 1. 자연은 대상이 아닌 ‘주체’다 – 강도 ‘저 자신’이 있다

맥팔레인은 강을 단순한 자원으로 보지 않습니다. 그는 “강은 흐른다”가 아니라 “강이 흐른다”, “그가 흐른다”라는 식의 언어를 씁니다. 영어에는 ‘to river’라는 동사가 없지만, 그는 강처럼 행동하고, 움직이며, 대화하는 존재로서 강을 대합니다.

👉 핵심은 ‘강이 살고 있다’는 상상력의 회복입니다.
이러한 언어감각은 단순 문학적 비유가 아니라, 생태 위기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다른 상상력’을 촉구하는 중요한 틀입니다.


✅ 2. 강의 권리를 묻다 – 법이 자연을 보호할 수 있을까?

맥팔레인은 에콰도르의 ‘로스 세드로스(Los Cedros)’ 구름 숲을 다룬 노래 「Song of the Cedars」를 만들고, 그 노래의 공동 저자로 숲 자체를 법적으로 등록하는 일에 참여했습니다.

이 작은 시도가 제기하는 질문은 이렇습니다.
“왜 인간만 저작권을 가지는가? 자연은 저작자가 될 수 없는가?”
법은 여전히 자연을 사물로만 간주하지만, 세계 곳곳에서 ‘자연의 권리(Rights of Nature)’를 인정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 참고로, 뉴질랜드에서는 실제로 강(Whanganui River)이 법적 인격체로 인정받아 민사상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습니다.


✅ 3. 생태 위기의 대응은 ‘새로운 이야기’에서 시작된다

“이제 행동할 때다. 더 이상의 이야기는 필요 없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하지만 맥팔레인은 이에 정면으로 반박합니다. “좋은 이야기야말로 행동을 촉진하는 힘”이라는 것이죠.

책에는 인디언 공동체의 시인 리타 메스토코쇼나, 강 수질을 감시하는 자원 시민 등 ‘이야기를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들’이 곳곳에 등장합니다. 강을 감시하고, 법정에 세우고, 청소하며 노래하는 이름 없는 사람들이 ‘강을 살리는’ 혁명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죠.


✅ 4. 프랑스에서 캐나다, 인도까지… 강을 따라 흐른 세계의 이야기

『Is a River Alive?』는 단순한 환경 에세이가 아닙니다.
저자는 실제로 4개 대륙의 강을 따라 여정을 떠났고, 각각의 지역에서 마주한 생태·정치·문화적 긴장이 문장 하나하나에 스며 있습니다.

특히 영국의 석회암 지형 ‘초크 스트림(chalk stream)’이 전 세계 석회하천의 85%를 차지하며, 그 희귀성과 아름다움에도 불구하고 점점 잊혀져가는 현실을 지적한 대목은 인상적입니다. 우리 주변의 강 또한 같은 운명일지도 모릅니다.


📌 요약 & 지금 실천할 수 있는 3가지 질문

맥팔레인의 책 『강은 살아 있는가?』는 우리 앞에 세 가지 본질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1. 우리는 자연과 교감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2. 자연에게 권리를 부여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3. 우리는 이야기를 통해 세상을 바꿀 용기를 갖고 있는가?

🟢 지금 가능한 실천

  • 💧 거주 지역 근처의 하천 상태를 점검해보세요. 지역 시민 감시단이 있다면 참여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 📚 관련 책이나 자료를 가족/지인과 함께 공유하며 ‘자연과 법’에 대한 대화를 시작해 보세요.
  • 🎶 자연의 소리를 테마로 한 콘텐츠(음악, 산책, 필사 등)를 통해 감각을 새롭게 열어 보세요.

우리도 물처럼 흘러야 합니다.
그러나 그 흐름에는 ‘의식’과 ‘의지’가 깃들어야 하죠.
당신에게, 이 책은 단순한 자연 에세이가 아닐 것입니다.
말 그대로 “당신을 다시 흐르게 할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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