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후위협 속 지속가능한 사료곡물은 가능한가? – 과학이 제시하는 복합재배의 해법과 우리의 과제
우리가 매일 먹는 고기, 우유, 달걀은 어디에서 오며, 어떻게 생산되고 있을까요? 산업식 축산의 규모가 커질수록 그 뒤를 받치는 곡물 사료의 지속 가능성 역시 중대한 환경 이슈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문제는 단순한 공급량이 아니라, 토양과 생물다양성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기후변화에 견딜 수 있는 농업 시스템 구축에 달려 있습니다. 최근 《Agriculture, Ecosystems & Environment》에 발표된 연구는 이러한 질문에 대한 과학적이고 실용적인 대안을 제공하며, 우리가 어떤 길을 선택해야 하는지 분명하게 보여줍니다.
📉 기후 스트레스에도 흔들리지 않는 수확량, “복합재배”의 잠재력
사우스다코타주 브루킹스에서 2023년 수행된 본 연구는 귀리-완두 복합재배(Oat-Pea Polyculture)를 단일작물(monoculture)과 비교했습니다. 두 다른 기상 조건(시원하고 건조한 환경 vs. 따뜻하고 습한 환경)에서 실시된 실험 결과는 기후 스트레스 조건에서도 복합재배의 수확량이 안정적으로 유지되었음을 보여줍니다. 귀리와 완두의 단일재배는 기후에 따라 최대 113%까지 생산량이 차이났지만, 복합재배는 기후 변화에 따른 수확량 격차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았습니다(p=0.3). 이는 식량 생산의 미래가 복합다양성에 기반해야 한다는 강력한 근거로 작용합니다.
🪳 생태계 복원력까지 챙긴 농업, 생물다양성의 열쇠는 '다르게 함께 자라기'
귀리-완두 복합재배 시스템은 단순히 작물 수확량만이 아니라, 생태계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잡초를 효과적으로 억제하고(weed suppression), 해충을 잡아먹는 유익 곤충(포식성 절지동물)의 서식 환경을 제공하였다는 것이 주요 발견 중 하나입니다. 이는 화학농약 의존을 낮추고 생물적 방제를 가능하게 하며, 농촌 생태계 회복을 위한 과학적 토대가 됩니다. FAO(국제연합 식량농업기구)는 생물다양성을 회복하는 농업이야말로 장기적으로 식량안보를 지키는 핵심 전략임을 꾸준히 강조해 왔습니다.
🥛 영양가 높은 사료, 지속 가능한 축산 지원의 핵심
귀리-완두 복합재배는 특히 낙농업과 육류 생산에 필요한 사료 품질 측면에서도 높은 단백질 함량과 우수한 섬유질 비율을 보여주었습니다. 귀리 단일재배 대비 중성세제섬유(NDF) 비율이 낮고, 가용단백질(CP)은 더 높아 소와 같은 반추동물의 소화 효율을 높이는 데 유리합니다. 이는 지속가능한 축산을 위한 핵심 조건으로, 영양성과 환경성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농법의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 경작지 효율성 vs. 환경보전, 복합재배는 모두 잡는다
이 연구는 귀리-완두 2중 재배(biculture)와 귀리-완두-아마(flax)의 3중 재배(triculture)에서도 **단일 작물 대비 동등하거나 더 높은 단위 면적당 생산성(land-use efficiency)**을 기록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는 점점 줄어드는 경작지 내에서 생태적 기능과 식량 생산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특히 한국처럼 농지 대비 인구 비율이 높은 나라에선, 이런 다기능 복합농업 시스템의 도입이 필수적입니다.
✅ 작지만 확실한 실천: 우리가 바꿀 수 있는 것들
기후위기 시대에 식량 시스템의 회복력을 높이려면 소비자, 생산자, 정책 결정자가 함께 움직여야 합니다. 오늘부터 할 수 있는 몇 가지 실천을 제안합니다:
- 지역에서 생산된 **친환경 사료 기반 축산물(로컬푸드)**을 선택하세요.
- 복합재배, 유기농, 정밀농업 등 지속가능한 농법을 실천하는 농가의 제품을 우선 구매하세요.
- 친환경 농업 예산 확대, 소규모 농가를 지원하는 정책에 관심을 갖고 목소리를 내세요.
- ‘지속 가능한 농업’을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예: 『Kiss the Ground』), 서적(예: 『리제너러티브 농업 스토리』)을 통해 더 깊은 인식을 쌓아보세요.
우리의 밥상이 기후위기 극복의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건강한 흙과 다양성 있는 밭이 건강한 음식, 나아가 지속가능한 미래로 이어지도록, 오늘도 한 걸음 바꾸어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