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은 기후 위기의 주범이자 해결사일 수 있다 – 탄소 포집 기술과 지속 가능한 농업으로 바꾸는 우리 식탁
우리가 매일 먹는 쌀 한 톨, 채소 한 잎은 단순히 자연의 산물이 아니라, 글로벌 기후위기와 긴밀히 연결된 시스템의 일부입니다. 농업은 인류 생존의 필수 기반이지만,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의 약 23%**를 차지하며 기후변화의 가속에 일조하고 있습니다. 국내만 해도 농업 부문에서 매년 1,720만 톤의 온실가스가 배출되며, 이는 우리 식탁이 지속 가능하지 않음을 경고하는 분명한 신호입니다.
그러나 최근 농업을 전환시키는 혁신적 녹색 기술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탄소를 잡는 기술, 즉 ‘탄소 포집(Carbon Capture)’입니다. 이 기술은 단순히 산업용으로 끝나지 않고, 미래의 기후 지향적 농업으로까지 확장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1. 농업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숨겨진 공장'이다
지속 가능한 농업으로의 전환이 요구되는 가장 핵심적인 이유는 농업이 심각한 환경 오염의 원인 중 하나라는 점입니다. 비료 사용은 토양에서 **아산화질소(N₂O)**와 같은 강력한 온실가스를 방출시키고, 가축 사육은 **메탄(CH₄)**을 배출해 대기 중 온실가스를 더욱 증가시킵니다. FAO는 ‘기후 스마트 농업’을 각국에 도입할 것을 권고하고 있으며, 이는 기후변화 적응력을 높이고 배출을 줄이는 동시에 식량 생산성을 유지하도록 설계된 접근법입니다.
2. 탄소도 자원이다 – 농업에 접목 가능한 기술의 가능성
기술은 전환의 열쇠입니다. 캐나다의 스반테(Svante)는 이산화탄소를 금속유기골격(MOF) 코팅 흡착제를 통해 포집하는 신개념 필터를 상용화했습니다. 이 공정은 연간 1,000만 톤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할 수 있으며 이는 270만 대 차량의 배출량과 맞먹는 수준입니다. 게다가 삼성 엔지니어링과 함께 개발한 **모듈형 탄소 포집 시스템(CREADY)**은 향후 축산 폐기물 처리 및 작물 재배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저감에 활용될 수 있습니다.
특히 농업 현장에 적용 가능하도록 간단한 구조로 제작된 모듈형 시스템은 고비용 장벽을 낮춰, 중소형 농가에서도 운영이 가능한 솔루션이 될 것입니다. 이는 지역 기반 먹거리 순환 시스템과 결합해, 탄소 중립적 생산과 소비 구조를 만들어내는 데 중요한 거점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3. 기술보다 더 중요한 것 – 공동체 참여와 정책 지원
효과적인 전환은 단순한 기술 도입만으로 완성되지 않습니다. 탄소를 오염물질이 아닌 자산으로 인식하는 사회적 전환과, 이를 뒷받침할 정책적 연계가 필수적입니다. 탄소 저감형 농업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속적이고도 세밀한 지원 정책이 병행되어야 하며, 로컬푸드 플랫폼 확대와 같은 지역 기반 먹거리 네트워크가 함께 구축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전환의 움직임은 농촌 지역의 에너지 자립과 농민 생계 보장이라는 이중 효과를 지닐 수 있으며, 장기적인 식량 주권 확보에도 기여하게 됩니다.
4. 우리의 선택이 기후를 바꾼다 – 지금 시작할 수 있는 실천방안
탄소 저감형 농업 기술은 분명한 미래지만,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도 존재합니다. 그 시작은 소비자 개인의 습관 변화입니다.
- 지역 농산물 구매를 통해 유통과정의 탄소발자국을 줄이고, 지역 농민을 지지하세요.
- 친환경, 유기농, 저탄소 인증 농산물의 소비 확대는 수요 기반의 변화로 친환경 농업을 가속화할 수 있습니다.
- 푸드코옵 참여, 도시농업 프로젝트 후원처럼 공급망 자체를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시민 참여도 절실합니다.
- 정부 정책에 대한 관심 표현과 지지, 그리고 탄소 저감 기술의 농업 현장 적용을 촉구하는 시민 행동은 제도 수준의 변화를 이끌 수 있습니다.
더 깊이 있는 정보가 필요하다면, 『The Carbon Map』, 다큐멘터리 『Kiss the Ground』, 그리고 책 『드로우다운』을 추천합니다. 식량 시스템이 기후위기를 해결하는 데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인사이트를 제공합니다.
우리가 먹는 음식은 더 이상 단순한 소비의 결과물이 아닙니다. 매일의 한 끼가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행동이 될 수 있습니다. 미래 세대에게 건강한 토양과 깨끗한 물을 물려주기 위해, 지금 우리가 이 식탁에서 시작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