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주도성 키우는 학습 혁신 – 청소년 참여예산제가 말해주는 진짜 미래 교육 전략
“나도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진심으로 답하게 하는 교육이 있다면, 그것은 지식 전달을 넘어서 아이들 스스로가 배우고, 선택하고, 실천하며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다. 최근 성북구에서 개최된 ‘청·심·환 페스티벌’ 사례는 그러한 교육의 변화 방향을 실제로 보여준다. 단발적인 행사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청소년의 참여 능력, 자기 기획 역량, 사회적 연결감을 모두 자극하는 새로운 교육 모델의 전환점이 된 것이다.
현대 교육학의 큰 흐름은 학생들을 단순한 지식 소비자가 아니라, ‘자기 삶의 프로젝트 매니저’로 양성하는 데에 있다. 과연 우리 아이들이 오늘날의 학교 교육만으로 그런 주체가 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학생 스스로 동기화되고, 실천을 통해 배움을 내면화할 수 있을까?
참여 예산제가 만든 실천 기반의 자기주도 학습 환경
이번 페스티벌은 ‘참여예산제’라는 독특한 교육 기반 위에서 이루어졌다. 청소년들은 자신이 필요한 지역 내 사업을 직접 제안하고, 토론과 투표를 통해 선택하며, 실제 예산 집행 과정에도 참여했다. 이 과정은 행정의 도제 학습이 아닌, ‘살아 있는 사회 참여 수업’ 그 자체였다.
국제아동인권센터 연구에 따르면, 이러한 참여형 교육에 참여한 청소년은 일반 학생보다 자기주도 학습 역량이 23% 더 높았고, 문제 해결력 또한 탁월했다. 직접 경험을 통해 “내가 세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자기 효능감이 강화되는 것이다. 교육 심리학자인 밴두라(Bandura)의 이론은 이를 더욱 설득력 있게 설명한다. 그는 “자기 효능감이 높은 사람은 도전적 목표를 세우고, 실패를 성장의 기회로 해석하며 행동을 지속한다”고 말한다.
몸으로 배우는 몰입 체험의 힘 – 정서 안정과 학습 지속력 강화
1부 체험 부스에서는 전통놀이, 대학생 멘토링, 뉴스포츠 등 다양한 활동이 진행되었는데, 이는 모두 ‘embodied learning(체화된 학습)’, 즉 몸을 통해 배우는 몰입 학습 전략의 일환이다. 하버드 교육대학원 하워드 가드너 교수는 “경험을 통해 습득한 지식은 오래 기억되고 실제 행동으로 전환된다”고 밝혔다.
몰입형 체험은 학습 지속력뿐만 아니라, 감정 조절 능력과 자아 정체성 형성에도 기여한다. 특히 마약 예방 캠페인이나 청소년 멘토링 같이 실제 삶과 연결된 주제는, 교육의 ‘실재감’을 강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무대 위에서 자라는 자존감 – ‘보여주는 교육’이 아닌 ‘표현하는 학습’으로
축제 2부에서는 청소년들이 무대에 직접 올라 공연을 펼쳤다. 이는 단순한 오락이 아닌, 자기표현과 자존감 향상의 기회였다. 긍정심리학의 아버지 마틴 셀리그만 박사는 성공 체험이 자아 존중감, 지속 동기, 그리고 삶에 대한 주체적 태도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한다.
자기 확신과 타인의 인정은 청소년기의 중요한 발달과업이다. 그런 점에서 이러한 무대 경험은 학업 성취 이상의 교육적 의미를 지닌다. “내가 해냈다”는 기억은 자기 신념으로 이어지고, 이는 추후 어떤 목표를 설정하든 지속적인 노력으로 연결되는 내면 자원이 된다.
지역과 함께 키우는 진짜 교육 생태계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한 학교나 기관 행사에 그치지 않았다. 월곡청소년센터, 성북장애인복지관, 대학 동아리 등 지역사회 전반이 유기적으로 협력하여 만들어낸 ‘교육 생태계’였다. 이는 ‘마을이 아이를 키운다’는 철학을 교육 실천으로 구현하는 사례다.
교육학자 존 듀이(John Dewey)는 “학교는 사회의 축소판이어야 한다”고 했다. 지역 기반 교육은 청소년이 실질적 사회 연결망 속에서 자기 역할을 인식하고 형성하게 하는 유일한 방법 중 하나이다. 공부는 교과서가 아니라, 현실 속에서 연습될 때 효과를 갖는다.
자기주도성을 기르기 위한 교육은 단지 ‘스스로 공부하라’는 말로는 부족하다. ‘스스로 해보는 경험’을 설계해주는 환경이 먼저 갖춰져야 한다. 성북구의 ‘청·심·환 페스티벌’은 오늘날 우리가 청소년 교육에서 놓치고 있는 핵심 질문을 던진다.
이제 여러분께 묻는다:
내 아이가 뭔가를 기획하고, 실행해볼 수 있는 장을 나는 제공하고 있는가?
오늘 내 삶에서 실천 가능한 ‘참여의 한 걸음’은 무엇인가?
학습은 책상에서만 일어나지 않는다. 주체성이 살아 있는 교육은 참여에서 시작한다. 오늘, 아이들과 함께 한 가지 작은 ‘참여 활동’을 시작해 보자. 그것이야말로 진짜 학습의 출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