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이 아닌 집에서, 가족처럼 – 지역사회가 만드는 따뜻한 돌봄
눈앞의 풍경이 떠오르지 않아도, 오래된 음악 한 소절엔 정겨운 얼굴이 깃들어 있다는 걸 우리는 압니다. 김 어르신이 하모니카를 손에 쥐고 눈을 감은 채 듣던 기타 선율, 그리고 그 곁에선 조심스레 노랫말을 접는 이 어르신의 손길. 그 시간엔 몇십 년의 세월도 조용히 접혀버립니다.
“요즘 아버지가 웃으세요. 저희 가족에겐 그게 참 큰 변화예요.”
김 어르신의 따님이 조심스럽게 꺼낸 말은, 이 정서지원 활동이 단순한 여가가 아닌 ‘변화의 시작’이라는 걸 전해줍니다.
돌봄의 시작은 질문에서부터
“나는 부모님께 어떤 돌봄을 드리고 있는가?”
치매 초기 진단, 기억력이 점점 희미해지는 모습, 말수가 줄어든 부모님…
사랑하는 가족을 위한 돌봄의 시작은 종종 벅찬 걱정에서 출발합니다. 누군가는 요양원을 떠올리고, 누군가는 그마저도 쉽지 않아 고민합니다.
하지만 모든 가족이 요양원이 답은 아닙니다.
누군가의 엄마이고, 아빠였던 시간을 그대로 안고 살아가는 어르신들이기에, 집에서의 삶을 계속 이어가는 것이 어떤 분들에겐 가장 적합한 돌봄 방식일 수 있습니다.
집에서 받는 돌봄, 재가복지란?
재가복지서비스는 장기요양등급을 받은 어르신이 집에 머무르면서도 필요한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제도입니다. 방문요양, 주야간보호, 방문목욕, 단기보호 등 다양한 방식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오후에는 요양보호사가 집을 방문해 청결 관리와 산책을 돕고, 수요일 오전엔 지역 센터에서 정서지원을 받는 식으로 병행이 가능합니다.
홍익재가복지센터와 같은 지역 기반 기관에서는 어르신 각각의 건강 상태와 기호, 일상 리듬을 고려해 서비스를 유연하게 구성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정서지원 활동 역시 일정을 맞춰 집에서 짧게 진행하거나, 소규모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이뤄집니다.
돌봄의 중심은 어르신입니다
“내가 오늘 느낀 것을, 누군가와 나눌 수 있었다는 것.”
노년기의 정서 돌봄은 바로 이 지점에서 시작됩니다.
음악요법은 단순히 듣는 활동이 아닙니다. 음악은 뇌의 다양한 영역을 활성화시키며 정서적 기억을 자극하는 역할을 합니다. 정 어르신처럼 무기력함을 자주 호소하시던 분도 수업 후에는 어릴 적 라디오 이야기를 꺼내며 미소 짓는 일상을 되찾을 수 있습니다.
회상요법 역시 따뜻한 추억을 품은 사진 한 장, 오래된 악세서리 하나가 그날의 말문을 열어주는 열쇠가 됩니다.
“그때 혼수로 색동이불을 마련해 갔다.”는 기억은 말하는 분도, 옆에 있는 사람도 함께 미소 짓게 합니다.
무엇보다 이러한 활동의 중심에는 요양보호사와 사회복지사의 섬세한 촉감이 있습니다. 눈빛이 달라지는 순간, 말없이 손을 꼭 쥐는 장면, 그 모든 순간이 어르신께 필요한 ‘정서적 안전지대’가 됩니다.
지역사회의 품으로 돌아오는 돌봄
돌봄은 더 이상 가정의 몫만으로 둘 수 없는 시대입니다.
그러나 동시에, 어르신을 시설에 모셔두는 것이 돌봄의 유일한 길도 아닙니다.
홍익재가복지센터와 같은 재가복지 기관은 어르신이 지역사회의 구성원으로 남고, 관계 속에서 회복하는 삶을 지속할 수 있게 돕는 작은 거점이 되어줍니다.
나란히 앉은 어르신들 사이에 오가는 공감, 보호자의 마음에 스며드는 안정감은 지역 안에서 돌봄이 어떤 변화를 만들어갈 수 있는지 보여주는 가장 솔직한 증거입니다.
함께 기억해야 하는 것들
✔︎ 장기요양등급을 받은 후 다양한 재가서비스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 방문요양과 주야간보호, 정서지원 활동을 병행하면 일상의 활력이 달라집니다.
✔︎ 신뢰할 수 있는 센터는 지역 내 활동 이력, 프로그램 내용, 보호자 피드백 등에서 판단할 수 있습니다.
정서지원 활동을 통해 “어르신이 웃고, 보호자가 눈물짓는” 그 장면의 울림은 오래 갑니다.
“오늘이 조금 더 따뜻했다”는 기억이 하루하루 쌓일수록, 어르신의 삶도, 가족의 마음도 단단해집니다.
가족의 평온은 어르신의 하루에서 시작됩니다.
우리는 혼자가 아닙니다 – 돌봄은 함께 나눌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