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나 FTX 붕괴 진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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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 FTX 붕괴 진짜 이유

“루나 붕괴와 FTX 해킹 – 신뢰 설계가 실패한 암호화폐 보안의 단면”

지난 몇 년간 암호화폐 시장은 놀라운 성장과 극적인 붕괴를 반복하며 ‘신뢰’의 의미를 끊임없이 질문받아 왔다. 특히 루나(Terra-LUNA)와 FTX의 붕괴 사례는 각각 기술 설계와 중앙화 거버넌스의 실패에서 비롯된 보안 리스크의 극단적 사례로 자주 인용된다. 둘 다 해킹 그 자체보다는 시스템적 취약성과 내부 리스크가 외부 공격을 유도하거나 확대시킨 유형이다. 이러한 사태는 단순한 보안 강화 차원을 넘어, 암호화폐 시장의 구조, 기술적 신뢰성, 법적 기준의 부재가 맞물렸을 때 어떤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1. 루나-UST 붕괴: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의 구조적 한계

루나 사태의 핵심은 알고리즘 기반 스테이블코인 UST의 설계에 내재된 구조적 취약성이다. 테라는 UST의 페깅(1달러 가치 유지)을 위해 루나와의 교환 메커니즘을 활용했다. 하지만 대규모 매도 압력이 발생했을 때 방어 수단이 부재했고, 루나의 토큰 발행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며 시스템 전체가 붕괴했다. 이는 명목상 탈중앙화된 시스템이었지만, 실상은 거래소 및 루나 재단의 유동성 개입으로 성립되고 있었기에 과도한 자본 이탈에 취약했다는 반증이다.

이 사건은 비단 루나와 테라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이라는 혁신 실험은 자산 담보 없는 가치 안정화가 실제 시장 스트레스 하에서 얼마나脆弱한지를 입증하며, 이후 DeFi 전체에 걸쳐 담보율 확대와 외부 감사 시스템 도입 논의가 늘어나는 계기가 되었다. IMF와 BIS 또한 해당 사태 이후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규제 프레임워크 가이드를 제시하며 “시장과 환율 방어는 중앙집중형 기구가 아니면 통제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반복했다.

2. FTX와 중앙집중형 플랫폼의 디커플링 실패

FTX는 고도로 중앙화된 거래소였음에도, 제도 금융 수준의 감시 및 내부통제 없이 수년간 성장해왔다. FTX의 붕괴는 기술적 해킹이 아닌 내부 유동성 남용과 고객 자산 유용, 그리고 이를 가능케 한 취약한 지배구조에서 비롯되었다. 문제는 이같은 중앙 집중형 플랫폼이 탈중앙 시장 내에서 외형적으로는 '믿을 만한 중개자'로 받아들여졌다는 점이다. 이후 발생한 대규모 출금 요청은 사실상 은행의 뱅크런과 다름없는 구조로, 자산 부족이 현실화되자 파산으로 이어졌다.

헤지펀드 알라메다리서치와의 모호한 관계, 온체인 감사 및 외부 감시 부재는 블록체인 기술이 중앙화된 운영 구조를 감추는 데 어떻게 악용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FTX 이후 투자자들은 CEX(중앙화 거래소)에 대한 신뢰를 재평가하게 되었고, 이는 Binance 및 OKX 등의 거래소가 **자산 보유 증명(PoR, Proof of Reserves)**을 공개하게 만드는 압력으로 이어졌다.

3. 규제 공백과 글로벌 리스크의 연결 고리

루나와 FTX 사례는 각국의 규제 부재 혹은 지연이 국제적인 피해로 확산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주요 프로젝트들이 규제가 느슨한 지역(예: 싱가포르, 바하마)에 등록된 점은 기술과 제도의 괴리를 여실히 보여준다. 특히 투자자 보호 장치가 법적으로 강제되지 않는 환경에서는 사용자 자산의 보관, 운용, 보고 기준조차 불투명하다.

현재 미국 SEC는 중앙화 플랫폼 및 스테이블코인을 증권성 자산으로 간주하며 제재 범위를 넓히고 있고, 유럽의 MiCA(Markets in Crypto-Assets) 규제도 점진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디지털자산기본법 도입 논의가 강화되고 있으며, 이에는 보안 사고에 대한 법적 책임 구조 명시 및 소비자 보호 의무화 방안이 적극 포함되고 있다.

4. 리스크 관리 전략: 기술 이해에 기반한 투자 시스템의 재정비

두 사건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공통점은 플랫폼 또는 프로토콜의 내재 구조에 대한 이해 부족이 투자자 리스크로 빠르게 전이된다는 점이다. 루나의 경우 알고리즘 설계의 한계를, FTX는 중앙 집중화의 폐해를 간과한 결과다. 결국 기술 기반 평가와 거버넌스 구조 분석은 투자 판단의 핵심 의사결정 요소가 되어야 한다.

개인 투자자는 신뢰 기반을 외부 권위가 아닌 온체인 데이터, 스마트컨트랙트 감사 결과, PoR 공개 여부와 같은 '검증 가능한 정보'로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 플랫폼 운영 주체의 투명성(예: DAO 운영, 오픈소스 코드 공개 등) 또한 리스크 관점에서 파악해야 한다. 기업과 기관은 내부 기술 인력 배치와 규제 예측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디지털 자산 운용 정책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끝으로, 신뢰는 설계되고 운영되며 규제되는 것이다

암호화폐 생태계는 ‘코드가 법’이라는 이상 위에 세워졌지만, 현실은 기술도, 운영 주체도 완전하지 않다. 루나와 FTX는 모두 설계 단계에서의 취약성과 사후 대응 능력의 부재, 그리고 규제의 사각지대가 결합될 때 어떤 파장을 부를 수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앞으로 시장을 관찰하는 핵심 포인트는 세 가지다:

  1. 기술 구조의 지속 가능성 – 담보 설계와 합리적 인센티브 모델
  2. 운영 주체의 투명성 – 코드, 거버넌스, 감사 시스템의 개방성
  3. 규제 환경과의 정합성 – 실질적인 투자자 보호 수단의 적용 여부

이는 투자자뿐만 아니라, 안정적인 디지털 자산 환경을 구축하고자 하는 모든 참여자에게 필수적인 점검 기준이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