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천구시설관리공단, 공공체육관 재개관으로 일상문화 혁신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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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천구시설관리공단, 공공체육관 재개관으로 일상문화 혁신 열다

지역 문화공간의 리셋, 공공체육관 재개관이 말하는 도시문화의 미래 – 금천구민문화체육센터 사례를 중심으로

최근 금천구민문화체육센터 체육관이 전면 리모델링을 마치고 주민의 품으로 돌아왔다. 20년 넘게 지역주민의 일상 속에서 건강과 여가의 공간으로 기능해온 이 체육관의 재개관은 단순한 시설 개보수를 넘어, 도시 주민의 삶을 지탱하는 문화 기반 인프라의 재정립이라는 보다 넓은 문화사회적 맥락으로 읽을 수 있다. 이번 사안은 ‘공공 공간의 가치 회복’이라는 관점에서 깊이 있게 조명될 필요가 있다.

1. 공공체육시설의 재탄생, 삶의 질을 위한 문화적 기반

금천구의 체육관 리모델링은 단순한 공간 수리를 넘은 지역 복지정책의 문화적 확장이라 할 수 있다. 체육관 바닥과 벽 교체, 무대 설치, 샤워실 및 화장실 개보수, 신규 체육기자재 도입 등은 단순히 ‘운동할 곳’을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모든 연령대와 계층이 어우러지는 주민 공동체적 공간으로서의 체육관을 설계한 결과다. 이는 현대 도시문화에서 점점 단절되고 있는 공공체의 회복, 물리적 접촉의 가능성을 되살리는 공간적 전략으로 풀이할 수 있다.

유럽 도시계획 이론가 야코브스(Jane Jacobs)는 "살기 좋은 도시는 인프라가 사람들의 즉흥적인 활동을 허용하는 공간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금천구의 사례는 이러한 도시문화 이론이 현실 속에서 구현되는 보기 드문 사례로 평가될 만하다.

2. 문화적 복지로서의 스포츠 공간

문화는 더 이상 미술관이나 극장에서만 소비되지 않는다. 오늘날 생활체육과 스포츠는 일상의 예술이자 민주적 문화 활동으로 정착하고 있다. 특히 금천구민문화체육센터의 경우, 기존 농구대나 조깅트랙 같은 운동 요소만이 아니라 이동식 무대를 더한 구성은 행사와 장르적 융합 프로그램이 가능한 공간으로 진화했음을 의미한다. 이는 구조적으로 엘리트 체육에서 일상 체육의 시대로 전환된 한국 사회의 문화 지향을 잘 나타내며, 체육 공간이 열린 문화예술 플랫폼으로도 작동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문화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Pierre Bourdieu)는 여가 활동 역시 계층의 문화 자본을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새로운 체육관은 운동을 목적으로 삼는 동시에, ‘누구나 입장할 수 있는 공평한 문화의 장’으로서 기능해 다양한 사회계층을 포용한다는 다층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3. 문화재생에서 '생활재생'으로 – 주민 중심 도시공간 혁신의 모델

우리는 도시재생 담론 속에서 흔히 오래된 건물의 미학적 재정비나 빈 공간의 창의적 재활용을 떠올린다. 그러나 금천구 사례처럼 ‘생활 기반 시설’의 복원과 확충은 생활재생의 필수 조건이다. 주민이 실질적으로 사용하는 체육관, 도서관, 복지센터 같은 공간들이 문화의 유통 허브로 기능할 때, 도시의 지속 가능성은 더욱 단단해진다.

금천구가 행정안전부로부터 특별교부금을 받아낸 것도 주목할 만하다. 중앙 정부가 지자체의 생활문화 인프라 확대를 지원하는 구조는, 지역 문화의 자립성과 독창성을 키우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하다. 실제로 이러한 국비 지원 모델은 일본의 ‘마치즈쿠리’(まちづくり; 마을 만들기) 운동과도 닮아 있다. 주민과 행정의 협업으로 지역 문화를 설계해나가는 접근은, 향후 더 많은 도시 공간에서 실현되어야 할 과제다.

4. 예술을 넘는 문화, 호흡하는 커뮤니티 공간으로의 진화

공공체육시설은 이제 더 이상 단절된 장소가 아닌 현대 도시인이 호흡하며 살아가는 커뮤니티 기반 설정의 핵심이다. ‘금천구 시설관리공단’이 체계적인 공간 관리와 효율적 운영을 약속했다는 점도, 단순한 시설 유지 수준을 넘어 ‘공공문화공간’의 장기적 가치 장착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다. 이는 민간 중심의 소비문화 공간에서는 구현되기 어려운 지속가능한 문화 생산의 모델로 해석된다.

이번 체육관의 재탄생은 무엇보다 ‘느려도 괜찮은’ 일상 속 문화 접점, 누구나 쉬고 뛰고 표현할 수 있는 플랫폼을 실현한 것이라 평가할 수 있다. 이는 코로나 이후 형성된 비대면 문화 패러다임에 대한 반작용이자,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를 좁히는 신-공공성의 실험이기도 하다.

지금, 우리는 스스로 묻지 않을 수 없다. “나는 내 도시에 얼마나 문화적으로 거주하고 있는가?”, “공공 공간은 예술처럼 사회를 치유할 수 있는가?”

문화는 단지 보고 듣는 것이 아니라, 함께 존재하고 나누는 행위임을 다시금 상기하며, 독자는 이번 체육관 재개관을 기점으로 자신이 사는 지역에 어떤 공공문화공간이 있는지 탐색해보자. 직접 찾아가 그 공간이 어떤 담론을 허용하고 있는지, 어떤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지 관찰하고 기록하는 것, 그것이 건강한 문화 참여자로서의 첫걸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