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관광협의회, 지역관광을 예술로 잇는 평창플러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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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관광협의회, 지역관광을 예술로 잇는 평창플러팅

지역관광에서 예술로 진화하는 플랫폼 기획 – ‘평창플러팅’이 그리는 지속가능한 문화 생태계

문화 콘텐츠가 단순한 소비대상에서 지역 정체성과 공동체의 재구성 수단으로 거듭나고 있다. 평창군과 평창관광협의회가 문화체육관광부·한국관광공사 DMO 육성사업의 일환으로 본격 추진하고 있는 ‘평창플러팅’ 프로젝트는 이러한 맥락에서 주목할 만한 사례다. 이 사업은 자연경관, 문화 체험, 지역 주민의 참여를 하나의 관광 플랫폼에 결합해 ‘지속가능한 지역관광 생태계’를 실현하고자 한다.

단순한 관광 개발을 넘어선 이번 사업은 사진·영상 공모전을 열고, 다양한 콘텐츠 아카이빙을 시도하며, 관람객과 지역민이 주체적으로 문화 경험을 생성하도록 독려한다. 이것은 단순한 풍경 홍보가 아니라, 지역성과 창조성을 결합한 ‘시민 참여형 예술 기획’이라는 점에서 기획 의도에 예술적 깊이가 더해진다.


1. 지방관광의 새로운 창의 모델 – 플랫폼적 사고의 확장

‘평창플러팅’은 플랫폼 구축이라는 개념을 지역 관광에 도입하면서 관람자와 생산자의 경계를 흐리고 있다. 피에르 부르디외는 문화 자본이 특정 계층에 의해 독점되는 구조적 문제를 지적했는데, 평창의 사례는 이런 구조에 균열을 가하는 일종의 ‘지역 주체의 재발견’ 실험이다.

공모전 방식은 관광객이 콘텐츠 생성 주체로 직접 참여함으로써 수용자적 입장을 벗어나게끔 하고, 이를 통해 형성된 아카이브는 지역 고유의 정체성을 다층적으로 드러낸다. 다시 말해, 지역 문화가 수동적 소비제에서 능동적 생산 콘텐츠로 전환되는 계기를 마련하는 셈이다.


2. 힐링, 생태, 그리고 체험: 관광의 다감각적 예술화

계방산, 방태산, 전나무 숲길 등 평창의 자연 환경은 단순히 휴식처를 넘어, 감각적 문화 경험의 장이 된다. 니콜라 부리오의 ‘관계미학’ 개념을 적용해 보자면, 이들은 풍경 그 자체로서 예술이 되기보다 인간과 상호작용함으로써 새로운 예술적 의미를 생성한다.

트레킹, 목공 체험, 지역 카페 경유 등의 프로그램은 단지 지역경제 활성화 수단에서 그치지 않는다. 체험형 콘텐츠는 지속 가능한 참여 기반 문화형 관광으로 기능하며, 관광객이 지역 문맥에 맞닿는 적극적 관찰자이자 창작자가 되도록 유도한다.


3. 지역 자원과 예술 콘텐츠의 융합: 공공예술의 확장 실험

‘평창여행 사진·영상 공모전’을 통해 수집된 콘텐츠는 향후 전시 및 문화자산으로 재활용될 계획이다. 이는 공공 영역에서 실험되고 있는 커뮤니티 아트의 연장선상에서 이해할 수 있다. 마르크 오제의 ‘비장소’ 개념에 따르면, 관광지는 종종 익명적 소비 공간이 되기 쉽지만, 이와 달리 ‘평창플러팅’은 지역성과 공동체 서사를 기반으로 한 예술화된 장소 만들기를 시도한다.

실제로 유럽의 몇몇 마을에서도 비슷한 시도가 있었다. 프랑스 남부의 르빌라쥬에서는 주민참여형 예술축제를 통해 외지인과 지역민 간 소통을 장려했으며, 이는 장기적으로 마을 정체성과 생존력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4. ‘DMO’의 문화적 재정의 – 관리 기구가 아닌 창작 촉진자

지역관광추진조직(DMO)은 단순한 관광 홍보나 인프라 정비를 넘어서는 문화 조정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번 평창 사례에서 DMO는 문화예술적 사고를 전략화하고, 콘텐츠 중심 참여형 생태계를 조율하는 가교로 제시된다.

사회학자 헨리 젠킨스가 말한 ‘문화의 참여적 전환(participatory culture)’ 흐름 속에서 볼 때, 이러한 DMO의 변형은 한국 지방 문화 정책의 중요한 전환점을 예감하게 한다.


우리 시대 관광은 ‘예술적 제의’가 될 수 있는가?

이번 평창 사례는 지역 관광이 단순한 이동과 소비를 넘어, 집합적 예술 생산의 장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예술과 문화는 외부에서 유입되는 것이 아니라, 지역 고유의 정체성과 시민 참여를 통해 내부에서 촘촘히 직조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다시금 상기시킨다. 이에 우리는 질문해볼 필요가 있다. "우리가 여행하는 장소에서, 우리는 무엇을 소비하고, 무엇을 만들어내고 있는가?"


여행자가 아니라 문화의 증인으로서 참여하라

이 글을 읽은 이후에는 평창플러팅 공모전에 참여해 하나의 창작자로써 여행을 기록해보라. 관련 전시를 찾아 실제 수상작들을 감상하거나, 평창관광협의회 홈페이지에 올라온 프로그램 정보를 확인하고 직접 체험에 참여해볼 것을 권한다. 그 안에서 우리는 관광지를 '예술로 만드는' 주체가 될 수 있다. 이를 통해 일상이 예술이 되는 경험—그 예술이 사회적 의미를 지닌 실천이 되는 순간을, 당신도 만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