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양이 살아야 농업이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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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양이 살아야 농업이 산다

📌 토양이 숨 쉬는 농업을 위하여
지속 가능한 지구를 위한 ‘초록 토대’의 회복과 우리의 역할

우리가 매일 먹는 음식, 정말 안심할 수 있을까?
더 많은 곡식을 수확하기 위해 땅을 갈고, 해충을 막기 위해 농약을 뿌리는 기존의 집약적 농업은 오히려 생태계의 건강을 약화시키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농업은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의 약 20~25%를 차지하며 기후 위기를 심화시키고 있습니다(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2021). 이러한 현실 속에서 재생 가능한 농업을 실천하기 위한 핵심 해법으로 ‘토양의 탄소 저장 능력 회복’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최근 브라질 상파울루주에서 장기 연구를 통해 발표된 한 논문은 농업에서의 ‘탄소 흡수농법’의 가능성을 실증적으로 보여주며, 지속 가능한 먹거리 시스템 구축을 위한 중대한 전환점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 ‘녹색 커버’가 만든 탄소 저장고 – 루지그라스 혼식 시스템의 힘

15년에 걸친 장기 실험은 옥수수와 유러크로아 루지지엔시스(Urochloa ruziziensis, 이하 루지그라스)를 혼식한 시스템이 단순 휴경지 대비 토양 내 유기탄소 저장량을 최대 50 Mg/ha까지 증가시킨다는 결과를 도출했습니다. 특히 중요한 점은 이 효과가 지표 아래 1미터 깊이까지 관찰되었다는 사실로, 기후변화에 민감한 열대 지역에서의 ‘깊이 있는 탄소 저장’의 효과성을 실증한 셈입니다.

이는 기존 IPCC가 기준으로 삼는 0.3m 깊이 이하만을 평가하는 방식이 탄소 저장량을 약 64.9%까지 과소평가할 수 있다는 문제점을 드러냅니다. 즉, 토양 깊이까지 고려한 정밀한 탄소 저장 측정이 필요하다는 과학적 제언이 뒤따릅니다.

🌾 혼작 농업, 기후위기 대응과 생산성 모두 잡았다

루지그라스를 혼작한 시스템은 단순히 탄소 흡수량이 높은 것뿐만 아니라, 옥수수 수확량 1kg당 배출되는 CO₂를 휴경지보다 0.18kg 감소시키는 효과도 나타났습니다. 이는 지속가능성과 생산성의 이분법적 사고를 넘는 실천적 모델로서, 지속 가능한 농업 생태계 구축에 용기 있는 전환이 가능함을 의미합니다.

특히 루지그라스 혼작 시에는 지상부와 지하부의 유기물(Biomass) 양 자체가 증가하고, 그로 인해 토양 유기물 함량 향상 및 미생물 활성 증가로 이어지며 전반적인 생물다양성과 토양 건강성을 회복시킵니다.

🔥 농업 탄소 발자국 줄이기, 기술을 넘은 생태적 실천으로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기술 중심 접근도 중요하지만, 토양이라는 ‘생명 기반’을 살리는 생태적 실천이 동반되지 않으면 지속 가능성은 빈 껍데기에 불과합니다. **노 till 농법(무경운)**과 같은 보존농업은 땅을 갈지 않고 표면 잔여물을 활용함으로써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고, 미생물 활동을 돕는 방식입니다.

하지만 열대 지방에서는 건기 시 잔여물 생산이 어려워 보존농업의 효과가 한계를 보이기도 합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혼작(인터크로핑)**이 주목받고 있으며, 실제로 연구는 루지그라스나 순헴프(Crotalaria spectabilis)를 혼작함으로써 유지 가능한 탄소 균형 혹은 탄소 흡수 상태를 획득함을 보여줬습니다.

🧭 우리 밥상이 나아갈 길 – 생태적 전환에 동참해야 할 때

이제 우리는 생태적 전환의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이 연구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분명합니다. 토양은 단순한 ‘밭’이 아닌, 기후위기를 완화하는 강력한 탄소 저장고입니다. 이를 살리기 위해서는 정부, 농민, 소비자 모두의 협력이 필수적입니다.

다음은 일상 속에서 우리 모두가 실천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농업을 위한 행동 가이드입니다:

  • 친환경 또는 유기농 인증 농산물을 선택하세요. 토양과 물을 살리는 소비가 시작입니다.
  • 로컬푸드 이용을 늘려 지역 농업을 지지하고 식품 이동거리에서 발생하는 탄소를 줄일 수 있습니다.
  • 무경운, 혼작 농법 등 전환농법을 지지하는 정책과 예산 편성을 지역사회와 정치권에 요청하세요.
  • 농업·환경 관련 시민단체 후원, 지속 가능한 먹거리에 대한 공공 캠페인 참여 등을 통해 목소리를 내세요.
  • 『지구를 위한 마지막 경고(데이비드 월러스-웰스)』, 『우리의 식탁은 어떻게 지구를 망치는가(안나 라페)』와 같은 서적, 다큐멘터리 <푸드, 주식회사의 진실>을 통해 보다 깊이 있는 정보를 접해보세요.

기후위기 시대, 먹거리의 전환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입니다.
보다 건강한 토양, 더 푸른 생태계, 지속 가능한 농업을 위해 오늘 우리가 선택하고 나아가야 할 시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