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시대, 우리 먹거리는 안전한가? – 자원순환 농업으로 지키는 식량주권과 지속가능한 미래
우리가 매일 먹는 음식, 정말 안전한 걸까? 기후변화로 인한 극단적인 기상 현상, 생물다양성의 붕괴, 토양과 수질의 오염과 같은 환경 위기가 가속화되며 우리의 식탁이 흔들리고 있다. 바로 이런 상황에서 최근 한 공공기관의 실천이 주는 메시지는 단순한 정책 사례를 넘어, 우리가 나아가야 할 농업과 먹거리에 대한 근본적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보훈공단)이 병원 폐기물을 열분해유로 전환하고 전자폐기물까지 자원화하는 순환 체계로 온실가스 126톤을 감축한 사례는, 모든 생산–소비 체계가 환경과 식량의 지속가능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분명한 신호다.
1. 폐기물을 자원으로 전환하는 농업 생태계의 가능성
보훈공단이 시행한 대표적 순환 시스템은 기존에는 폐기로 인한 환경오염원이던 의료폐기물을 열분해 기술을 통해 에너지로 전환함으로써, 전체 폐기물 중 약 98%를 자원화하는 광범위한 자원순환을 실현했다. 이러한 접근은 농업 현장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실제로 축산 분뇨, 작물 잔재물, 버려지는 식자재 폐기물 등 농업 내에 무분별히 방치되던 자원들이 퇴비, 바이오가스, 바이오차 같은 친환경 생산 자원 및 에너지로 순환될 수 있다. 이러한 자원순환형 농업의 확대는 토양 비옥도 개선과 병충해 저감이라는 실질적 효과로도 이어진다.
2. 농업이 배출하는 온실가스, 그 책임과 대안
농업은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의 약 24%를 차지하는 산업이다. 주로 화학비료, 농약 사용, 대규모 관개, 장거리 운송망, 식품 폐기 등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와 메탄 배출이 문제다. 이에 따라 구조적인 ‘저탄소 전환’이 불가피한 상황이며, 지역 중심의 로컬푸드 체계 활성화, 유기농 농산물 소비 확산, 식품 유통단계 단축, 잉여 식재료의 재활용 확대 등의 새 전략이 요구된다. 이번 보훈공단의 사례는 이러한 저탄소 전환이 공공기관 차원에서도 충분히 실현 가능함을 실증한 점에서 의미가 있다.
3. 공공기관의 역할, 순환농업 시스템의 견인차
공공기관은 기술과 조직 인프라뿐 아니라 시민과의 신뢰관계 기반 위에서 지역사회 전체의 지속가능성 전략을 이끌어낼 수 있는 주체다. 보훈공단은 지자체, 시민과 협력하여 자원순환 체계를 구축했고, 이러한 경험은 농업 분야에서도 지방정부, 지역 농가, 소비자가 함께하는 ‘도시-농촌 자원순환 협력 모델’로 확장 가능하다. 예컨대 도시 농업의 부산물을 농촌 퇴비 자원으로 활용하거나, 로컬푸드 직거래장터를 통한 생산자–소비자 연계 모델이 이에 해당한다.
4. 식량주권의 핵심은 순환성과 지역성
기후위기 대응의 관점에서 농업은 더 이상 단순한 식량 생산 수단이 아니라, 토양·물·생물다양성을 회복하고 지키는 생태 시스템으로 전환해야 할 중대한 전환점에 서 있다. 나아가 수입 식량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지역적 자급 시스템을 회복하는 것은 곧 ‘식량주권’을 확보하는 일이다. 순환농업은 외부화된 비용을 내부에서 처리할 수 있는 자립형 구조를 지향하며, 장기적으로는 농촌 지역의 회복력과 사회적 연대도 강화한다. 이는 미래세대에게 건강한 환경과 안정된 먹거리를 물려주는 가장 현실적인 전략이다.
5. 지속가능한 먹거리를 위한 우리의 선택과 역할
일상 속 기후위기 대응은 복잡한 기술이나 거대 정책이 아니라, 우리가 어떤 먹거리를 사고, 어떤 농업을 지지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 계절 먹거리 중심의 로컬푸드 소비, ● 인증된 유기농 제품 구매 생활화, ● 음식물 쓰레기 줄이고 퇴비화 실천, ● 지역자치단체의 순환농업·ESG 정책 제안, ● 신뢰할 수 있는 정보 습득과 실천(예: 다큐 <푸드, 인식의 전환>, FAO 보고서 등) 등이 그것이다.
지금의 생태위기는 농업생산의 방식, 소비 패턴, 자원관리 방식 전반을 전환하라는 엄중한 경고다. 한 병원의 혁신이 전체 농업 생태계가 배워야 할 전환 전략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 이례적인 지금, 우리 모두는 더 이상 식탁 앞에서 수동적 소비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 농업의 순환성을 회복하는 일이 곧 우리가 안전한 식탁을 지키는 가장 근본적인 방법이다. 오늘의 식탁이 내일의 기후를 바꾼다는 사실을 기억하며, 지속가능한 선택으로 행동을 시작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