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 야행축제 완전정복 – 신과 함께 걷는 저승 차사 투어, 이색 밤 여행의 모든 것]

이번 여름, 진짜 ‘밤의 여행’을 경험하고 싶다면 제주 서귀포항으로 향해야 할 이유가 생겼다. 2025년 8월 14일부터 17일까지, 서귀포시와 국가유산청이 후원하는 ‘2025 서귀포 국가유산야행’이 바로 그것. 낮보다 뜨거운 밤의 이야기, 신화와 예술이 살아 숨 쉬는 이 축제는 단순한 야외 공연을 넘어 모바일 게임처럼 직접 참여하는 이색 체험까지 더해져 올여름 놓쳐선 안 될 제주 야행의 하이라이트다.

"이번 주말, 어디로 가야 잊지 못할 밤을 보낼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답을 주는 이 축제를 중심으로 야행의 매력을 깊이 들여다보자.

모바일 게임처럼 즐기는 연극 – '강림차사'의 여정을 따라
서귀포항 일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신과 함께 야행_강림차사편’은 단순히 무대를 보는 공연이 아닌, 직접 배역에 참여해 이야기를 따라가는 ‘참여형 투어형 연극’이다. 휴대폰 앱을 활용해 정보를 얻고 퀘스트를 수행하다 보면 어느새 "인턴 저승차사"가 되어 염라대왕을 찾아가는 여정에 빠져든다. **매일 20명씩 총 80명만 참여 가능한 이 투어는 홈페이지에서 선착순 접수(7월 25일 시작)**로 진행되며, 참여하지 못하더라도 각 지점 QR코드로 줄거리를 따라갈 수 있다.

현장을 빛내는 제주 신화와 예술의 향연
위엄 있는 설문대 할망부터 자청비, 영등 할망까지 제주의 신들이 춤으로 되살아난다. 새연교 입구에서 펼쳐지는 다온무용단의 퍼포먼스는 신화 속 인물들이 무대 위를 떠도는 듯한 착각을 자아낼 정도로 몰입감이 높다. 특히, 서귀포항 바다 위에 구현되는 홀로그램 퍼포먼스 ‘영등신의 내방’은 밤바다와 어우러져 황홀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버스킹, 뮤지컬, 전통공연까지 다채로운 무대
칠십리야외공연장을 중심으로 제주의 지역 예술인과 중국 교포 예술가들이 준비한 다국적 공연 ‘흑룡만리’, 생활음악협회 팀의 버스킹 무대 등도 놓치기 아깝다. 밤 9시에 열리는 이 뮤지컬은 제주 신화를 현대적 무대로 각색한 작품으로, 관람 후 제주 신화에 대한 흥미까지 유발된다. 공연 예매는 필요 없고, 모두 무료로 즐길 수 있다.

먹거리와 쇼핑, 밤마실의 즐거움을 더하다
푸드트럭은 한 그릇의 음식에도 신화를 담았다. ‘신들의 객주(주막)’라는 테마로 구성된 다양한 트럭에서는 제주 특산 음식을 현대식으로 재해석한 이색 메뉴들을 경험할 수 있다. 신선한 해산물 안주와 함께 제주 밤바다 바라보며 즐기는 미니 주막은 로컬 감성을 고스란히 전해준다. 여기에 더해, ‘신들의 선물’을 주제로 한 서귀포 플리마켓도 4일간 열려, 수공예 상품과 신화 관련 굿즈 쇼핑도 가능하다.

제주의 시니어 모델이 꾸미는 패션쇼 – 전통과 신화, 그리고 사람
마지막 날인 8월 17일에는 제주의 시니어 모델들이 무대에 올라 신들을 테마로 한 창작 한복 패션쇼를 선보인다. 명장 김현숙의 의상 연출과 함께 전통 복식을 입은 모델들이 꾸미는 무대는 전 연령층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문화 융합의 장으로, 가족 단위 관람객에도 안성맞춤이다.

낯선 여행지가 아니라, 밤의 환상으로 떠나는 여정. 서귀포에서는 낮보다 밤이 더 풍성하다. 해질 때부터 시작되는 프로그램은 로맨틱한 데이트 코스로도, 아이와 함께하는 체험형 여행 코스로도 최적이다.

올 여름 여행 팁 정리:

• 7월 25일부터 시작되는 ‘강림차사편’ 투어 신청은 빠르게 마감될 수 있으니 서둘러 홈페이지(http://www.sgpculturenight.org)에서 접수하자.
• 고정 좌석이 없으므로 시간별 공연 일정을 미리 숙지하고 넉넉한 이동 시간 확보가 필수.
• 야외 행사이므로 편안한 워킹화와 가벼운 야상 또는 우천 시 대비 우비 준비 필요.
• 현장 QR코드 스토리 연결 기능 활용 시 별도 참여 없이도 관광 + 문화 체험 가능.

제주 야행축제는 단지 공연과 이벤트를 보고 즐기는 것이 아니다. 제주의 깊은 역사와 문화를 체감하고, 스스로 신화 속 등장인물이 되어보는 생생한 경험의 기회다. 올여름, 해가 지면 차사를 만나러 서귀포로 떠나자.